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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

대한민국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미래연구원 연구진의 기고문입니다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박성원] 성찰적 미래 예측

작성일 : 2024-11-19 작성자 : 통합 관리자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마음은 지금 이대로라면 내가 원하는 미래에 가닿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참을 수 없을만큼 커질 때 시작된다. 미래를 다룬 어떤 책이라도 좋다. 왜 저자가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서문을 읽어보라. 대부분은 이렇게 시작한다. “내가 기대했던 미래가 아니다(not desirable)” “뭔가 잘못되고 있다(someting goes wrong)” “이대로가면 내가 원하는 세상이 아니다(a world of dislocation)” “미래 전망 후에 덜컥 겁이 났다(uncertainty)”

이런 고백에는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시각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단순한 시각 교정으로 가던 길을 수정, 보완하는 작업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자각이 내포되어 있다. 내가 믿고 걸어왔던 길 전체에 대한 혼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마음인 것이다. 처음에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가던 길에서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가던 길을 고집한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이 길은 막다른 곳에 이른다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던 길을 돌아가나? 과거를 바꿔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과거는 완료형이 아니다. 내가 경험한 것 중에 내가 지향했던 미래와 관련성이 높은 것들이 내 인생의 역사책에 기록될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이 인생책에 기록되지 않은 과거의 경험이 쓸모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경험이 어느날 반짝반짝 빛이 날 때가 있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내가 왜 그 경험을, 그 경험에서 만난 인연을 까맣게 잊어버렸지? 이런 생각이 들 때, 잊혔던 과거는 다시 내 인생의 중요한 경험으로 살아난다. 그 과거 덕택에 내가 새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는 미래의 시작점일 뿐이다. 온전히 바꿀 수 없는 과거사가 아니라 미래 전략에 따라 나의 과거를 재조직할 수 있다.

새로운 미래 비전이 생기면 과거는 재조직된다. 나는 이 과정을 성찰적 미래예측(reflective forecasting)으로 부른다. 미래를 통해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나의 과거를 재조명해보고, 나의 동료들을 재발견하고, 이를 통해 미래로 나아갈 힘을 얻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거나 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요소 중 중요한 것들을 선택적으로 미래로 가져와야 한다. 과거와 현재에는 성공적인 경험, 교훈, 또는 가치가 존재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거나, 변하더라도 여전히 유효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경영 철학, 윤리적 원칙,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사회적 가치 등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업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미래에도 유지할 가치가 있다. 동시에 미래에는 새로운 기술, 사회적 변화, 환경적 변화 등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금의 상황을 반영한 것을 고려해야 하며, 무엇이 새로워질지에 대한 예측과 함께 어떤 기존 요소들이 유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기술 인프라나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과거와 현재에서 유효했던 중요한 가치와 교훈은 미래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미래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맞춰 그것들을 적절하게 조정하거나 발전시켜야 한다.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잊었던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고 들춰내어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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