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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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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박성준] 미(美) 대선과 글로벌 통상질서

작성일 : 2024-10-29 작성자 : 통합 관리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여전히 선거 결과는 안갯속이다.


현직 부통령과 전직 대통령이 맞붙는 선거이므로 대선 결과에 따른 미(美) 통상정책 기조의 변화는 지난 두 행정부의 통상정책 기조를 참고하여 유추할 수 있다. 먼저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무역에 대한 견해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다. 다만 현직 부통령이라는 점과 과거의 발언 등을 통해 유추한다면 대체로 현 바이든 행정부의 통상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노동, 환경 문제 등을 통상과 더 적극적으로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 환경 등의 분야에 있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 진보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통상기조의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모든 국가의 제품에 10%(또는 20%)의 관세(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가하는 국가의 제품에 같은 비율의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수준의 관세 부과가 대통령의 권한만으로 가능할지는 미국 내에서도 다소의 논란이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여 무역수지 적자 개선을 중시하고 이에 따라 주요 정책 수단으로 관세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두 후보의 통상기조의 차이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어 10~20%의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공약이 실현된다면, 더 나아가 다른 국가들이 이에 대해 보복관세로 대응한다면 세계 경제와 통상질서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주도로 성립한 자유무역 질서의 실질적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데,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이와 더불어 대(對)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미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최근 대(對)미 무역 흑자가 상당히 증가한 우리나라에 또 다른 악재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의 관세 역시 중국과 공급망이 밀접하게 연결된 우리나라에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글로벌 통상질서의 급격한 변화를 피할 수 있고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대체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8년간 계속된 미국의 보호무역 및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조의 주요 배경의 하나는 미국 내 제조업 재건 및 부흥 및 이를 통한 미국 노동자의 보호에 대한 미국 정계의 폭넓은 공감대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중국 간 계속되는 지정학적 갈등과 이에 수반되는 공급망 재편의 불확실성 역시 앞으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과 통상정책은 경제안보라는 이름으로 이미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미국의 대선에서 통상정책 등 대외정책은 미국 국내경제, 이민 등 다른 이슈보다 중요도가 낮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번 대선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도 넓은 의미의 국제질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통상질서와 우리나라의 경제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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