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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한민국號의 방향키를 틀 때다 / 박진

작성일 : 2019-01-09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인사이드칼럼] 대한민국號의 방향키를 틀 때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국가는 시장, 공동체, 정부로 구성된다. 먼저 시장은 경제성장을 담당한다. 어느 정도의 경제성장은 행복에 필수적이다.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소위 선진 7개국(G7)은 대체로 성장률이 낮다.


그러나 이탈리아처럼 1% 성장만 돼도 다행인 나라가 있는가 하면 미국, 독일처럼 2%대를 오르내리는 나라도 있다. 이탈리아는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를 2008년에 달성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3만6000달러로 떨어져 있다.  물론 행복은 경제성장으로만 이뤄지지는 않는다. 공동체 영역에서 구성원 간 유대감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갈등이 큰 사회는 국가적 의사결정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거나 엉뚱한 결정을 내릴 위험도 있다. 행정연구원(2018)에 의하면 G7 중 독일은 사회갈등지수가 낮은 반면, 이탈리아와 일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갈등 수치를 보였다. 끝으로 정부는 안전 보장, 재분배 등을 수행하며 시장과 공동체가 발전하도록 좋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8년도 평가에서 정부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제도(institution) 부문을 보면, G7 중 6개국은 모두 23위 이내인 반면 이탈리아는 56위이다. 종합적 국가경쟁력에서도 미국(1위), 독일(3위)은 상위권인 반면, 이탈리아는 G7 중 최하위인 31위이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시장, 공동체, 정부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첫째, 시장이 경제성장을 선물하기 위한 조건을 알아보자. 한국개발연구원(KDI·2012)의 연구에 의하면, 2040년 이후엔 투자나 취업자 수 같은 생산요소 투입 증가는 없을 것이며 경제성장은 전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좌우된다고 한다. 생산성 향상은 혁신에서 나온다. 그러자면 먼저 개인, 기업 등 모든 주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1)교육혁명이 필요한 이유이다. 주입식 교육으로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창의를 억누르는 주입식 교육이 판을 친다. 또한 각 주체는 자율성이 있어야 한다. 시킨 일만 해선 창의가 나올 수 없다. 물론 자율은 권한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그래서 (2)자율과 분권은 창의의 전제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상명하복이 지배한다. 나아가 창의적 개인과 기업에 동기 부여의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3)경쟁과 책무성이 바로 그 날개다. 그러나 우리는 기득권에 의한 불공정과 정부 개입으로 인한 경제주체의 무책임이 시장에 크게 남아 있다.


둘째, 공동체 통합의 조건은 무엇일까? (4)사회적 계층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 계층이 고착화되면 공동체 의식이 싹트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적 계층 이동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각자가 남을 배려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상호 신뢰가 싹튼다. (5)시민의식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에겐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이해집단의 주장만 난무한다. 나아가 공동체 통합을 위해선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대우받는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6) 공정성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한국이 불공정 사회라고 생각한다.


셋째, 우리에게는 어떤 정부가 필요할까? (7)문제를 해결하는 역량 있는 정부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근본적 문제 해결보다는 효과 없는 면피 정책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다. 한편 급변하는 미래에 대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지금 좋은 정부가 미래에도 좋은 정부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8)국가 개혁 추진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개혁 추진 체계는 매우 약한 상태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필요한 8가지 조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성장률도 낮고 사회적으로 분열된 어두운 미래를 향해 걷고 있다. 대한민국호의 방향키를 틀어야 한다. 우리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나라다. 해낼 수 있다.



[박진 객원논설위원·국회미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