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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박근영] 민의의 전당 안에서 보좌진을 말하다 : 국회의원 보좌진 역량 강화 지원 제도의 필요성

작성일 : 2023-10-04 작성자 : 통합 관리자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지금 필요한 일 글.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2023.1.31



민의의 전당 안에서 보좌진을 말하다 : 국회의원 보좌진 역량 강화 지원 제도의 필요성


민의의 전당이자 희망과 갈등, 혐오와 사랑이 공존하는 곳, ‘국회.’ 국회에는 300명의 국회의원과 이들을 보좌하는 2,700명의 보좌진들이 매일을 여러 색깔의 긴장감으로 살아가고 있다.

필자는 모 국회의원의 보좌진으로서 국회 생활을 통해 국정감사 및 법안 발의를 비롯한 업무를 경험하였고, 국회가 가진 ‘가능성’을 실감하였다. 또한 법안을 발의하고 이를 제·개정하는 것부터, 정부 예산을 편성하고 그 집행내역을 감시하는 예·결산 과정에서 환산하기 불편할 정도의 체력과 시간, 마음을 투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부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상당수는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동시에 국민에게 필요한 법을 만들고, 행정부에 대한 감시를 통해 단 한 푼의 세금도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적인 마음을 가지고 일하고 있었다.



국회의원 보좌진 역량 강화, ‘각자도생’ 해야만 하는 구조적 문제
하지만 혁신도 피해 가는 이곳에는 이러한 공적인 마음에 미소 지어줄, 마르쿠스에게 있어 퀸투스같은 조력자는 없다. 보좌진들은 업무에 있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도생’ 해야만 하는 구조적 문제에 놓여져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해, 행정부 권력을 견제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정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제도와 지원 제도는 국정감사 기간 불 꺼진 방의 개수처럼 미비하다.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현재 제21대 국회에서만 64개 국회의원 연구단체가 설립되어 매년 각 연구단체별로 연구활동비가 지원되고 있고, 또 한-미, 한-중, 한-일 등 12개 의회외교포럼과 115개 의원친선협회를 통해서 각국 의회와 정부, 국제회의 관계자 등과 교류할 기회가 충분하지만, 국회의원 보좌진을 위한 연구단체나 각국 의회 보좌진들과 교류할 기회는 제한적이다.

더욱이 2005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국회 보좌진 외교모임 DAPA(Diplomacy Association of Policy Advisors)를 결성하고, ‘코리아 코커스(Korea Caucus)’ 소속 미국 의회 소속 보좌진들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러시아, EU 등 주요국의 부영사, 부대사 등과 교류를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명맥이 끊긴 상황이다.



국가공무원·지방공무원, 「공무원교육훈련법」에 따른 주기적인 역량 강화 교육
각 직급별 기본교육은 물론, 빅데이터 활용 등 전문교육도 제공
반면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은 「공무원교육훈련법」에 따라 설립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나 지방자치인재개발원 등에서 정책 역량과 위기대응 능력, 리더십, 언론 및 대민 소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제공받는다.

특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고위정책과정(45주) 등 국장급 과정, △과장급 과정, △개방형직위 임용자과정, △신임관리자과정(18주) 등 5급 과정, △7급(5주)·9급(4주)·행정실무자과정(3주) 등 각 직급에 적합한 기본교육은 물론, △빅데이터 활용한 미래예측대응과정이나 △공공갈등관리 역량향상과정, △정책기획력 향상과정 등 전문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국제감각을 갖춘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부처별로 교육훈련에 대한 수요를 파악한 후, 일정한 인원을 선발하여 해외 유학을 갈 수 있도록 학자금, 항공료, 체재비 등을 지원해주는 국외 장기훈련제도 역시 운영하고 있다.



국회의원 보좌진 역량 체계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매우 취약
상임위 및 입법 활동에 대한 지식과 정보, 체계적인 교육 없어 도제식 교육 통해 습득

이에 반해, 국회의원 보좌진들에 대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해나가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지난 2009년 한국정치학회가 국회 보좌진 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79.3%는 국회의원 보좌진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업무로 ‘국정감사 및 정책 관련 업무’를 꼽았으며, 10.4%가 ‘법안검토 및 제/개정 작업 등 입법 관련 업무’를 꼽았다. 즉, 국회의원 보좌진의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정책 지원 업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좌진들이 상임위 업무를 맡게 되었을 때, 각 상임위별 주요 현안이나 법안에 대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상임위원회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응답자의 72.6%가 ‘개인적으로 공부한다’고 응답했으며, 12.6%는 ‘동일한 상임위원회를 경험한 동료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에 응답자의 23.0%는 ‘국회의원 보좌진 대상의 재교육과 연수프로그램의 부재’가, 또 ‘2년마다 국회의원의 상임위원회가 변화하는 것’을 국회의원 의정활동을 보좌하는데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정치학회가 국회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지 무려 14년이 경과했으나, 아직까지도 보좌진의 상당수는 상임위 주요 현안이나 법안 관련 사안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습득하는 것이 아닌, 대부분 개인적인 공부 또는 같은 의원실에 있는 보좌관이나 선임비서관 등에 의한 도제식 교육을 통해 습득하고 있다.

물론, 국회에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국회의정연수원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국회의정연수원이 국회의원 보좌진들에게 제공하는 교육은 대부분 하루 이틀 실시하는 단기 교육과 온라인 교육에 집중되어 있다. 교육내용 역시 직급별(4급 보좌관, 5급 선임비서관, 6급 이하 비서관 등) 또는 17개 상임위별로 전문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아닌 △국회법, △미디어 글쓰기, △질의서 작성 실무 과정, △결산 심사 과정, △자료요구 노하우, △인사청문회 과정 등 일부 내용에 국한하여 실시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 회장 이정환 보좌관이 선거 당시 공약으로 ‘1년 이상 중장기 해외 교육연수 신설’을 제안하면서 국회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국가공무원처럼 해외 대학교에서 1년 이상 정책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국외 장기훈련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제 국회의원 보좌진 가운데 국회의원의 동의를 얻어 국외 장기훈련을 신청하여 유학을 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관련해 변해오지 않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본질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법안의 상당수를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발굴해 입안 및 발의한다는 점, 또 국회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국정감사 역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보좌진들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회의원 보좌진에 대한 교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정연수원, 국회의원 보좌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다양화 필요
국회의원 보좌진 국외 장기훈련 제도 통해 각국 의회 간 보좌진 외교 발전시켜야

특히 국회의정연수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금보다 다양화해야 한다. 국회의원 보좌진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정책의 기획과 수립, 법률 제·개정안 작성, 국회 일정과 상임위원회 운영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도록 2주에서 최대 4주간의 오프라인 초급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국회 전반기와 하반기 원 구성을 전후로 새로운 상임위원회에 배정받은 보좌진들이 상임위원회별 주요 현안과 소관 법률안, 주요 예산에 대한 이해도를 빠르게 높여나갈 수 있도록 각 상임위원회별로 특성화된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해야 한다.

더불어, 국회사무처와 국회의정연수원이 각 정당과 각 정당에 설치된 정책연구소, 각 정당의 보좌진협의회 등과 협의하여 국외 장기훈련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국외 장기훈련 시 고용 유지, 대체인력 고용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 보좌진을 대상으로 한 국외 장기훈련은 단순 교육과 연구 활동에 그치지 않고, 국회의원 외교와 같이 보좌진 외교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미국이나 영국, EU, 일본 등 각국의 의회, 정부와 연계하여 각국의 의회 및 정부 구성원들과 함께 정책을 수립하고, 교류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보좌진을 중심으로 국회 내 동아리와 독서모임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민간 영역의 기업들은 임직원 교류 활성화 및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취미를 매개체로 한 사내 동아리와 독서모임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일부 기업들은 독서 커뮤니티 ‘트레바리’와 같은 역량 개발 활동에 대한 비용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는 새롭고 다채로운 사람과 생각을 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업무 역량을 강화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교류 활성화와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역량 개발비’ 지원 확대 역시 검토해야 한다.

국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의하고, 이를 제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공간이다. 특히 국회에서 일하는 2,700명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늦은 밤까지 가려진 가능성을 끄집어내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더 열린 시각과 전문성, 효능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준비해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분명 대한민국 국민에게,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로 돌아올 것이다.



* 출처 : 조성대, ‘국회 입법 지원조직의 제도화 평가를 통한 국회 선진화 방안 연구’, 한국정치학회, 2009.
* 출처 : 임갑수, ‘국회의원 보좌관 전문성 제고 방안’, (사)입법정책연구회, 2014.
* 출처 : 박명호·박재성 국회의원 보좌직원 제도의 개선방안 모색:한국과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제24권 제3호(2017년 9월), 2017.
* 출처 : 박현석,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바라보는 미래 정책과 국회‘, 국가미래전략 Insight 28호 국회미래연구원, 2021
* 출처 : 문소영, 韓·美의회 ‘브레인’ 北核해법 토론, 서울신문, 2005. 5. 20.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정훈

박근영

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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