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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한겨레] 청년세대가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이유

작성일 : 2023-03-20 작성자 : 국회미래연구원

	


청년세대가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이유


글.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청년들과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미래를 걱정하느라 지금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미래만 생각하면 현재 나의 삶보다 못할 것 같은데 굳이 이 부정적 미래를 끼고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 말에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마음도 들어 있다. 부정적 미래를 바꾸는 것도, 긍정적 미래를 맞이하는 것도 청년들은 상상하기 힘들어한다. 내가 나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미래보다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청년들의 미래 인식은 국회미래연구원이 2022년 수행한 ‘미래정책의 국민선호 연구’에서도 드러난다. 전국 3천명 시민을 대상으로 ‘15년 뒤 미래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까’ ‘개인이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 ‘15년 뒤 내가 바라는 미래가 실현될까’라는 세가지 질문을 한 결과, 20~30대 청년들의 대답은 다른 세대와 매우 달랐다.


20대는 미래 낙관, 참여, 기대에 6.5%, 30대는 10%만 동의했다. 이는 40대 21.9%, 50대 24.5%, 60대 이상이 37.1%로 동의한 것과 대비된다. 조사를 맡은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박사는 “20대와 30대는 미래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기대하지 않으며, 참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서 충남대 사회학과 전준 교수는 정부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20~30대 청년 21명(전국 10개 지역에 거주)을 만나 비관적 미래 인식의 구조적 이유를 찾아보았다.


“서울밖에 일자리가 없어 어떻게든 대출을 엄청 받아 수도권에서 집을 사야 해요.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일자리면 됩니다.” 청년들은 자신의 삶이 지속가능하려면 끊임없이 “누군가보다 조금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기계와도 일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지방은 일자리도 없지만 미래를 계획할 수도 없어요. 나보다 10년 정도 더 살아온 선배 청년에게 질문을 하거나 인생의 지혜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다 떠나서.” 청년들은 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지역을 떠난다. 남아 있는 청년들은 정보를 얻으려고 온라인에 의존한다. 그런데 온라인 공간은 “나보다 잘사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나도 남들처럼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진다”고 고백한다.


“미래는 터널이라고 생각해요. 터널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풍경이 다르잖아요. 근데 터널을 나왔더니 계속 밤일 것 같아요. 어쩌죠?” 바뀌지 않는 미래는 사회참여의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조세 정책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관료적인 질서에서 변화를 끌어내기 어려웠어요. 세상은 잘 바뀌지 않으니 저를 바꾸는 게 지혜로운 것이 아닌가요.” 사회는 청년들의 참여를 형식적으로 소비해 이들은 “결국 기성세대가 결정한다”며 체념한다.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부터 이어진 여러 문제를 ‘의사결정권자’인 기성세대가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세대가 문제를 풀지 못했으면 다음 세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모든 공공정책의 의사결정에 20~30대의 참여를 50%로 채워보면 어떨까.


2019년 필자가 진행한 ‘한국인의 선호미래 조사 연구’에서 전국의 시민 502명을 초청해 5시간 이상 우리 사회가 바라는 미래를 논의했는데, 20~30대 참여자를 전체의 절반으로 맞췄다. 흥미로운 것은 토론 결과를 분석할 때 20~30대의 참여자 수를 인구 비례에 맞춰 줄였어도 선호하는 미래사회 유형은 같았다.


결과는 같았지만 이 실험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청년들이 미래사회의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 더 많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더 다양한 청년들이 중요한 사회적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이 반영되는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842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