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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 제26-17호) 세대 간 청년기 노동 경로의 구조적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연구보고서

(연구보고서 제26-17호) 세대 간 청년기 노동 경로의 구조적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 연구책임자

    안수지

  • 연구진

  • 발간일

    2026-08-20

  • 조회수

    34

요약

  본 연구는 2000년 이후 청년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를 살펴보고, 한국노동패널(KLIPS) 1998~2024년 자료를 활용해 서로 다른 경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진입한 네 세대의 첫 일자리와 이후 10년간의 노동경로를 추적했다.

  연구에서는 출생연도와 주된 노동시장 진입 시기를 고려해 1962~1968년생을 고도성장세대(C1), 1969~1978년생을 외환위기충격세대(C2), 1979~1988년생을 금융위기전후세대(C3), 1989~1998년생을 저성장세대(C4)로 구분했다. 15~34세 사이 첫 일자리 입직 경험이 있는 총 1만4,241명을 분석한 결과, 최근 세대일수록 교육수준은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첫 일자리로 진입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지는 변화가 확인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일자리에서 비정규직으로 진입한 비율은 고도성장세대(C1) 12.7%에서 저성장세대(C4) 33.5%로 20.8%p 높아졌다. 반면 정규직으로 첫 일자리를 시작한 비율은 외환위기충격세대(C2)에서 75.0%로 가장 높았으나 저성장세대(C4)에서는 62.4%로 낮아졌다. 임금근로자만 놓고 학력별로 살펴봐도 첫 일자리 정규직 비중은 고졸이 C1 84.5%에서 C4 56.0%로 28.5%p, 대졸 이상은 90.7%에서 66.0%로 24.7%p 하락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높은 학력이 과거와 같은 수준의 안정적인 노동시장 진입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첫 일자리에 머무는 기간도 세대를 거치며 크게 짧아졌다. 첫 일자리 입직 후 10년 이상 관측 가능한 사람을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평균 첫 일자리 유지기간은 C1 70.0개월에서 C2 60.5개월, C3 58.2개월, C4 45.6개월로 감소했다. 입직 후 3년 이내 첫 일자리를 떠난 비율은 C1 31.5%에서 C4 58.1%로 높아졌으며, 5년 내 이직비율도 C1 45.9%에서 C4 69.7%로 상승했다. 반대로 첫 일자리를 10년 이상 유지한 비율은 C1 35.6%에서 C4 18.3%로 거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특히 과거에는 안정적인 노동경로를 보였던 대졸 이상 청년층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대졸 이상 집단의 첫 일자리 평균 유지기간은 C1 76.9개월에서 C4 40.5개월로 약 36개월 줄었으며, 3년 내 이직률은 같은 기간 28.4%에서 63.4%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과거에는 학력집단 가운데 대졸 이상에서 초기 이직률이 가장 낮았지만, 최근 세대에서는 오히려 가장 높은 집단으로 바뀐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다만 최근 세대의 경우 10년 경과가 확인되는 표본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감안해 세부 수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첫 일자리를 떠난 이후의 10년간 노동경로에서도 이동과 실업이 동시에 증가했다. 분석 가능한 표본에서 10년 동안 경험한 평균 일자리 수는 C1 1.8개에서 C4 2.7개로 늘었으며, 2개월 이상 비취업 상태를 경험한 비율은 49.7%에서 70.9%로 높아졌다. 두 차례 이상 비취업 상태를 반복한 비율도 12.4%에서 31.4%로 약 2.5배 증가했다. 반면 입직 후 ‘10년 중 정규직 전일제로 근무한 기간의 비율’로 정의한 ‘표준노동 비율’은 C1 56.7%에서 C2 62.6%, C3 66.6%까지 높아졌다가 C4에서 58.3%로 대폭 낮아졌다.

  성별로는 최근 대졸 이상 남성의 노동경로 변화가 특히 크게 나타났다. 대졸 이상 남성의 경우 첫 일자리 입직 이후 10년 내 2개월 이상 비취업 상태를 경험한 비율이 C1 26.2%에서 C4 82.8%로 크게 높아졌고, 표준노동 비율은 C1 80.0%에서 C4 44.3%로 하락했다. 반면 여성은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함께 일부 노동경로 지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흐름을 보였다. 대졸 이상 여성의 경우 10년 내 2개월 이상 비취업 상태 경험 비율은 C1 46.7%에서 C4 68.8%로 남성에 비해 증가폭이 작았고 현재는 대졸 남성보다 낮았으며, 표준노동 비율은 C1 56.8%에서 C4 60.4%로 오히려 소폭 증가해 대졸 남성 비율을 추월했다. 

  보고서는 첫 일자리의 고용형태가 이후 10년의 노동경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C4에서 첫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시작한 사람은 이후 10년간 표준노동 비율이 82.1%였지만, 비정규직 출발자는 31.1%에 그쳐 51.0%p의 격차가 나타났다. 이러한 격차는 C1부터 C4까지 대체로 50%p 안팎에서 지속돼 세대가 바뀌어도 크게 좁혀지지 않았다. 첫 일자리가 비정규직이었던 사람이 10년 이내 정규직으로 한 번이라도 전환한 비율은 높아졌지만(C1 29.1%, C4 71.2%), 실제 정규직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C2 45.7개월에서 C3 52.6개월, C4 57.7개월로 길어졌다. C4 남성의 경우에는 평균 67.2개월, 약 5.6년이 소요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개인의 10년 노동이력을 일자리 수와 비취업 기간에 따라 분류한 분석에서도 세대 간 변화가 뚜렷했다. 일자리 이동과 비취업 경험이 모두 적은 ‘안정형’은 C1 50.2%에서 C4 27.4%로 22.8%p 감소한 반면, 일자리를 세 차례 이상 경험하면서 비취업 기간도 존재하는 ‘불안정형’은 C1 8.8%에서 C4 35.9%로 27.1%p 증가했다. 실업 없이 여러 일자리를 옮긴 ‘이동형’ 역시 C1 4.2%에서 C4 9.0%로 높아져, 최근 청년층에서는 한 직장에 장기간 머무르기보다 이동을 통해 경력을 형성하는 방식 자체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는 빈번한 이직을 모두 노동시장 불안정의 결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저성장세대의 불안정형 가운데서도 여러 차례의 일자리 이동 이후 실질임금이 상승한 사례가 상당수 확인돼, 일부 청년에게 반복 이직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는 경력 탐색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반복적인 실업을 경험하는 집단에서는 첫 일자리 정규직 비율이 현저하게 낮게(8.3%) 나타나는 등 취약한 출발조건을 장기간 극복하지 못하는 양상도 동시에 확인됐다. 따라서 노동이력의 성격에 따라 필요한 정책 개입도 달라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거시 통계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배경이 확인됐다. 20~39세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70.5%에서 2025년 74.5%로 높아졌지만, 남성은 85.3%에서 77.8%로 7.5%p 낮아진 반면 여성은 56.2%에서 70.9%로 14.7%p 상승했다. 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그냥 쉼’의 비중은 2008년 4.6%에서 2024년 10.1%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15~29세 청년 임금근로자의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 비율은 2009년 69.1%에서 2024년 56.0%로 낮아져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보험에서도 고용형태에 따른 차이가 컸다. 2024년 청년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정규직 95.3%에 비해 비정규직은 49.8%였으며, 고용보험 가입률도 각각 84.2%와 50.3%로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청년기의 비정규직 진입과 반복적인 비취업이 단기적인 소득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의 공백과 사회보험 보호의 단절로 이어져 향후 노후소득 격차로 누적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에 보고서는 청년 노동정책의 목표를 취업률이나 취업 소요기간 중심에서 ‘취업 이후 노동경로의 질’로 확장할 것을 제안했다. 취업 성공 여부보다 입직 후 3년·5년·7년 등 일정 시점의 고용형태와 임금경로, 사회보험 가입 이력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저임금·비취업·재취업이 반복되는 경로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잦은 이직에 대해서도 노동이력의 성격을 구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업 없이 직장을 옮기며 경력을 발전시키는 청년에게는 직무경력을 인정하고 이동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훈련을 연계해 다양한 경험이 경력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지원하는 반면, 반복적인 실업에 머무는 청년에게는 단순한 재취업 알선보다 고용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한 집중적인 직업훈련과 소득 보전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교육·훈련 정책도 학력 취득 중심에서 실제 직무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고학력화에도 불구하고 대졸자의 상대적 노동시장 우위가 약화되고 전공과 직무 간 미스매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직업계고와 전문대 교육의 산업 수요 연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4년제 대학에서도 전공과 직무의 연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입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재직자 훈련을 확대해 이직이 경력 손실이 아닌 숙련 축적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고서는 청년기의 노동이력과 생애 사회보장제도를 보다 긴밀하게 연결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짧은 계약과 비정규직·비취업을 반복하는 청년은 고용보험이나 국민연금 가입이 단절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변화하는 노동경로에서도 사회보험 이력이 단절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 실업크레딧 이용률 제고와 소득기준 적정성 검토, 구직급여 미수급 청년,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까지 포괄하는 국민연금 기여 지원 방안 검토 등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수지 부연구위원은 “청년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를 단순히 ‘취업을 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일자리에서 출발해 이후 어떤 경로를 밟고 있는가’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첫 일자리의 조건이 이후 상당 기간의 노동경로와 연결되고 있는 만큼 청년을 하나의 동질적인 정책 대상으로 보기보다, 안정적인 경력 이동을 하는 집단과 반복 실업 및 취약고용에 머무는 집단을 구분해 고용·교육훈련·사회보장 정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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