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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전략 Insight」사회경제적 계층 간 가족형성 기회의 격차에 대한 문화적 접근: 규범적 동질성의 함정 <133호>

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국가미래전략 Insight」사회경제적 계층 간 가족형성 기회의 격차에 대한 문화적 접근: 규범적 동질성의 함정 <133호>

  • 연구책임자

    김영미

  • 연구진

  • 발간일

    2026-07-09

  • 조회수

    15

요약

  본 브리프는 최근의 출산율 반등이 계층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 2025년 0.80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반등을 주도한 집단은 소득 상위 30%였고 저소득·저학력 청년의 출산율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반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신생아 특례대출과 육아휴직 제도 모두 소득·자산 기준과 고용보험 가입을 전제로 해 혜택이 경제적 상층에 집중되는 한계를 지녔다는 것이다. 브리프는 한국의 차별출산력(사회계층적 지위에 따라 출산율이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이 취약계층의 급격한 이탈이라는 특징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1997년에서 2017년 사이 고졸 이하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75명에서 1.08명으로 0.67명 감소해, 대졸 이상(1.34명→1.07명, 0.27명 감소)보다 하락 폭이 2.5배에 달했다.

  브리프는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5가지 요인(경제적 비용, 미래 불확실성, 돌봄부담, 자유제한, 파트너 부재)에 대한 인식 수준은 학력집단 간, 성별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경제적 비용 부담은 79~83%, 미래 불확실성은 75~81%로 모든 집단이 비슷하게 인식했다. 그러나 결혼의향은 고학력 남성 78.5%, 저학력 남성 68.6%, 고학력 여성 62.3%, 저학력 여성 57.8%로 뚜렷한 위계를 보였고, 고학력 남성과 저학력 여성의 격차는 20.7%p에 달했다.

  특히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전형적 이유로 지목되는 경제적 비용 인식은 네 집단 어디에서도 결혼의향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혼의향을 가르는 것은 비용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의 유무이며, 동일한 인식이 결혼 포기로 전환되는 강도가 계층에 따라 달랐다는 분석이다. 결혼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을 비슷하게 공유하더라도, 결혼의향이 거의 영향받지 않는 집단(고학력·안정고용)과 크게 영향받는 집단(저학력·불안정고용)이 존재했다.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인식이 실제 결혼의향 저하로 전환되는 강도는 저학력 집단에서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파트너 부재 인식은 저학력 남성의 결혼의향을 18.2%p 낮췄지만 고학력 남성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없었고(–2.8%p), 결혼 후 자유 제약에 대한 우려는 저학력 여성에서만 22.4%p라는 가장 큰 폭의 결혼의향 저하로 이어졌다. 이는 고학력 여성은 결혼 후 자유 제약에 대한 우려를 돌봄의 외주화, 경력 유지, 협상력 있는 파트너 선택 등 경제적 자원에 기반한 수단으로 완화할 수 있으나, 저학력 여성에게는 그러한 완화 수단이 부재하며 경제적 자원 부족과 결혼 후 역할 제약이라는 이중 부담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브리프는 설명했다. 고용안정성(상용직)에 대한 인식이 결혼의향을 높이는 효과는 저학력 남성(+21.6%p)이 고학력 남성(+4.3%p)의 약 5배였고, 이는 불안정 고용이 저학력 남성의 결혼 포기에 핵심 매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브리프는 밝혔다.

  브리프는 모든 청년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후에 결혼해야 한다”는 동일한 경제적 문턱을 규범으로 내면화하고 있지만 그 문턱에 도달할 수 있는 자원은 계층에 따라 현격히 달라, 결혼·출산이 조건을 달성할 수 있는 계층만의 생애사건으로 제한된다면서, 이를 ‘규범적 동질성의 함정’으로 개념화했다. 한국의 초저출산과 차별출산력 심화는 경제적 불평등과 규범적 동질성이 결합된 구조적 결과라는 것이다. 아울러 혼인외 출생아 비중이 2023년 4.7%로 OECD 평균(약 42%)과 현격한 격차를 보이는 한국에서는, 문턱을 넘지 못한 청년에게 비혼 동거·비혼 출산 같은 대안적 경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브리프는 분석했다. 이에 브리프는 결혼·출산이 임박한 가구에 대한 사후적 지원에 집중된 현행 정책이 “이 정도의 경제적 기반을 갖추어야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다”는 규범적 기준을 제도적으로 재확인해, 의도와 달리 경제적 문턱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두 가지 정책방향을 제안했다.

  첫째, 가족형성 기회의 격차 축소다. 고용안정성의 효과가 5배에 달하는 만큼 청년 고용안정화 정책을 사실상 가장 효과적인 가족형성 지원 정책으로 보고 저출산 대응 예산 심사에서 통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보험 미가입 취업자에 대한 육아지원 급여의 단계적 확대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의 실효성 확보 등으로 일-가정 양립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봤다. 국공립 어린이집·시간제 보육·긴급돌봄 등 돌봄 인프라의 공공성을 강화해 저소득 여성의 이중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결혼·출산 의향 자체가 낮은 저학력·불안정고용 청년층을 명시적 정책 대상으로 포함하고, 저출산 재정사업 평가에 수혜자의 소득·학력·고용형태별 분포 분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규범적 동질성의 완화와 다양한 가족의 포용이다. 등록 파트너십(생활동반자 관계) 제도화 논의, 주거·세제·건강보험 피부양자 등 제도 전반에서 법률혼 요건의 타당성 재검토, 비혼 출산 가구에 대한 차별적 처우 해소, 「건강가정기본법」상 가족 정의 규정의 개정 논의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는 제도 변화가 경제적 문턱을 넘지 못한 청년들에게 가족형성의 대안적 경로를 열어 계층 간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