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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칼럼

대한민국의 앞날을 예측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

(본 기고문은 국회미래연구원과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제목
[최진호] 인구감소시대 소멸위험 지자체의 생존전략
소속
통합 관리자
작성일
2020-12-30
게시글 내용

인구감소시대 소멸위험

지자체의 생존전략

최진호 국회미래연구원 객원필진 (현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2020. 12. 30.


인구감소시대 소멸위험 지자체의 생존전략


최근 들어 일부 농촌 지자체 간에 조만간 현실화될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방지 혹은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원래 지방소멸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시작된 것으로 일본 창성회의 의장인 마스다 히로야가 2014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지방소멸」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본의 경우, 만일 2010~2015년처럼 매년 6~8만 명의 인구가 지방에서 대도시권으로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2040년에 전체 1,799개 시 구정 촌의 49.8%인 896개 지자체가 소멸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였다. 이때 그가 사용한 기준은 인구의 재생산력 지표로서 2010~2040년 기간 중 20~39세 여성 인구가 2010년 대비 50% 이하로 감소하는 시 구정 촌을 ‘소멸가능도시’로 명명하였다.  


일명 ‘마스다 리포트’ 라고도 부르는 그의 주장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지방소멸이라는 표현의 과격성 등 문제점을 지적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은 지역 간 인구분포의 양극화와 지방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였다.


한국에서 지방소멸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지방소멸」이 2015년 번역 출판되고,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상호박사가 일본의 지표를 변형하여 한국의 지방소멸을 분석한 결과가 알려지면서부터이다. 이 분석에서는 일본과는 다르게 시, 군의 인구연령구조에 주목하여 2014년 현재 20~39세 여성인구비중이 10% 미만이면서 동시에 65세 이상 노령인구에 대한 비율이 0.5 미만인 77개의 시, 군을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하였고, 그중에서도 특히 소멸의 위험성이 높은 의성, 고흥, 군위, 남해군 등 20개 지역의 명단을 발표하였다.  


기본적으로 한 지역의 인구는 출생과 사망의 차이인 자연증가와 이동에 의한 전입과 전출의 차이인 순 이동에 의해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따라서 고용정보원에서 분석한 지방소멸위험지수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대한 20-39세 여성인구의 단순 비율로서, 인구의 자연증가를 간접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인구이동의 영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향후 한국의 지방소멸 과정은 크게 두 가지 인구학적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자연증가 추세이고 다른 하나는 전국적인 인구이동 패턴이다. 우선 한국의 인구 자연증가는 2020년을 기점으로 그동안 오랫동안 유지됐던 플러스 자연증가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이는 우리나라 최근세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로서 올해부터 한국은 인구 자연감소 국가가 된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인구 자연증가추세를 보면 1970년에는 +75만 명의 자연증가가 있었으나 2010년에 +21만 명으로 줄었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3만 명의 감소가 예상된다. 이후 2030년까지는 인구 감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6만 명 수준에 머물겠으나 그 이후 증가하기 시작해 2040년에 –25만 명, 2050년에는 -47만 명으로 자연감소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인구이동패턴은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특히 중요한데 이는 그동안 수도권이 항상 전국 모든 지역에서 인구를 흡인하는 블랙홀의 역할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수도권의 인구집중 추이를 보면 특히 2018년 이후 최근 들어 수도권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우리나라 전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했을 때 수도권 순 이동은 2002년에 21만을 정점으로 계속 그 수가 감소해 2011년에는 마이너스 8천 명으로 오히려 비수도권지역으로 인구가 더 많이 유출되었다. 이와 같은 수도권의 마이너스 순 이동 추세는 2016년까지 이어졌으나 2017년부터 수도권 이동은 다시 순 유입으로 바뀌어 2018년 6만, 2019년 8만3천의 순 유입으로 그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국을 수도권, 중부권, 호남권, 영남권 4대 권역으로 나누었을 때 수도권은 나머지 3개 권역 모두에서 인구를 흡인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영남권에서의 인구유출이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결과는 2018년 고용정보연구원이 분석한 소멸고위험지역 11지역 중 9개가 영남권에 위치한 군이라는 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지방소멸의 속도에 영향을 미칠 두 가지 인구학적 변화의 향후 추이는 한국에서 지방소멸이 지금보다 더 가속화될 것을 시사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방소멸에 대한 논의는 많이 있었지만, 소멸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마도 소멸의 뜻이 용어 그대로 행정구역상 읍, 면, 동이나 혹은 시, 군, 구에 주민이 0명이 되는 것은 아닐 것 같고, 현실적으로는 주민 정주의 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살고 있는 주민이 몹시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되든가, 혹은 재정기반이 붕괴되어 불가피하게 인접 지역과 통폐합을 해야 될 상황을 의미할 것 같다.  


그렇다면 지방소멸을 피하거나 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정책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은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지방에서 수도권, 그중에서도 특히 서울로 인구가 유입되는 가장 주된 이유는 일자리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수도권 순이동자의 76.7%가 직업 때문에 수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각 지역에서는 그 지역이 가진 가장 경쟁력 있는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때 농촌지역이라면 농업도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생각해 스마트 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 농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질의 일자리와 관련하여 앞으로 급증하게 될 초고령자를 위한 노인요양 및 휴양시설도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는 85세 이상 초 고령인구가 2017년 60만 명에서 2024년에 100만 명이 넘고 2067년에는 512만 명으로 2017년 대비 8.6배로 급증할 것을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노인요양시설도 지금보다 그만큼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으로서 지금부터 폐교되는 초, 중학교를 노인요양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여야 하겠다.  


또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귀소본능을 이용해 지역 출신자의 귀농, 귀촌을 유도하는 것도 지방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0년대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많은 인구가 유출되었고, 또 이제는 평균수명이 높아져 은퇴 후 20-30년 이상을 생존하게 되면서 고향으로 다시 귀촌할 잠재력이 있는 인구 규모가 커졌다.  


실제로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보면 2015년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인구 중 출생지가 수도권이 아닌, 즉 비수도권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해 온 인구의 비율이 서울은 70%, 경기도는 60%나 된다. 이들에게 택지나 농지를 저렴하게 분양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이들의 정착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현재 살고 있는 젊은 층이 자녀교육을 위해 인근 대도시나 수도권으로 전출해 나갈 필요가 없게 초, 중등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이때 학력뿐만 아니라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인성교육에도 역점을 두어 지역출신 전문가나 유명 인사의 경험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고령화 추세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1인 고령자 가구를 위해서는 건강, 의료, 일상생활서비스 등에서 불편 없이 계속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완벽한 지역사회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농촌 지역 인구과소 취락 주민의 생활 편익을 위해서도 취락집단화나 혹은 지금 일본에서 시도하고 있는 ‘입지 적정화 계획’과 같은 주거, 공공, 의료, 교통시설을 한곳에 모으는 방법도 추진할 수 있겠다. 


지금 많은 지자체가 염려하고 있는 지방소멸의 문제는 결국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저출산, 고령화의 산물이다. 다양한 대응 전략이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저출산의 극복이 무엇보다도 시급하고 핵심적인 전략이 되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이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소홀히 한다면 지방소멸의 문제는 훨씬 더 빨리 현실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최진호

국회미래연구원 객원필진(현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현) 경기도 인구정책조정위원회 위원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주대학교 대학원장
한국인구학회 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