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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최진호]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
소속
통합 관리자
Date
2019-06-25
게시글 내용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미래


최진호 명예교수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경기도 인구정책 조정위원회 위원

   아주대학교 대학원장, 사회과학대학 학장

  한국인구학회 회장

美) 브라운대 사회학 박사

 



2018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해 온 이래 가장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합계출산율은 한 나라의 모든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자녀 수이다. 현재의 인구수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은 2.1명이 되어야 한다. 1명 미만의 합계출산율은 전쟁이나 기근 등 국가적인 대 재난의 시기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도 그 예를 찾기가 어렵다.


합계출산율의 지속적인 하락과 함께 매년 출생아 수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1970년에는 한 해에 100만 명이 태어났는데 2018년에는 그 수가 32만 7천명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01년에 50만 명대로 떨어진 후 바로 1년 뒤인 2002년에 40만 명대로 감소했고, 2016년까지 15년 동안 40만 명대를 유지하였으나 2017년부터는 30만 명대로 축소되었다. 이는 30년 뒤에 어머니가 될 여성의 수가 16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한국은 저출산의 덫에 걸려 해마다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초저출산 현상이 조만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여성의 초혼 연령은 매해 0.2세씩 높아져 2018년에는 30.4세가 되었고, 결혼 건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8년에는 25만 8천 건으로 떨어졌다. 미혼 남성의 54.8%, 미혼여성의 67.2%가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해 결혼은 이미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바뀌었다. 이와 같은 경향을 반영해 2035년에는 평생 미혼으로 남아있는 비율이 남성은 30%, 여성은 2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은 초저출산으로 인해 고령화는 어느 정도까지 진전될 것인가?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707만 명에서 2025년에 1,000만 명이 넘고, 2051년에는 1,901만 명까지 증가하여 고령화비율도 40%에 이를 전망이다. 노년부양비도 2017년에는 18.8명이었으나 2067년에는 102.4명으로 늘어나고, 중위연령은 62.2세가 되어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된다.


만약 이 같은 추세로 한국의 인구변화가 진행된다면 한국은 전혀 지속 가능한 나라가 될 수 없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사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통일이 되면, 혹은 이민 문호를 개방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견해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이 문제의 해결은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고 오직 끝도 모르게 추락하고 있는 출산율을 높이는 길 밖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향후 10-20년 안에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매우 어두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서 보다 효율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수립, 추진하여야 한다. 큰 틀에서는 결혼, 출산에 대한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전반적인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저출산 정책이 새롭게 수립되어야 한다.


여러 정책수단이 필요하겠지만 특히 다음의 세 가지에 더욱 집중하여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출산정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보육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정책이 최우선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다가 갑자기 야근해야 할 경우, 전화 한통으로 돌봄 시간을 더 연장할 수 있다면 일하는 엄마들의 육아는 얼마나 편할 것인가? 또 일하는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가장 많이 하는 시기가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직후이다. 

전국의 모든 비어있는 초등학교 교실을 돌봄 교실로 활용해서 원하는 자녀에게 양질의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워킹맘과 자녀들의 삶의 질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둘째,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여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중 55%는 첫째 아이로, 35%는 둘째로, 그리고 나머지 10% 내외는 셋째 아이로 태어나는 아이들이다. 젊은 층의 가족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삶의 행복을 자녀들에게서 찾는 부모가 적어도 10%는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낳기를 원하는 부모에게는 현재 제공되는 미미한 수준의 지원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지원으로 다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


셋째,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미약해진 가족 가치관을 다시 되살리는 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이 가치관은 성인이 되어서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지금부터 20년 앞을 내다보고 초등학교부터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교육을 지속해서 실시하되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도 다양한 미디어를 동원하여 이를 전파해야 한다.


우리 후손들에게 지속 가능한 나라를 물려주는 일은 우리 세대 모두의 지상과제이자 의무이다. 인구가 지금처럼 변화한다면 한국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먼 미래의 일이라고 소홀히 생각하거나 간과하지 말고 절박한 심정으로 모든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