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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ion of experts

Title
[권기석] 이공계 연구직의 현재와 미래
소속
통합 관리자
Date
2020-03-05
게시글 내용



이공계 연구직의 현재와 미래*







한밭대학교 공공행정학과 부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감사

한국기술혁신학회 편집위원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위원






본 고에서는 이공계 연구직의 업무와 이를 둘러싼 작업 환경이 어떠한지, 향후 미래에는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의 발달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하여 다루고자 한다. 과학기술자들의 연구활동은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본질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은 사회의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 사회 내의 다양한 타 영역과 상호작용하고 있으며, 국가적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전체를 위한 공익적 활동 또한 중요하다. 최근에는 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등장함에 따라 이에 대한 해결에 대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인간의 지적 활동의 담당자로서 다음 세대에 노하우와 문화를 전달하는 교육에 대한 역할이 중요하다. 관련하여 윤지현 외(2015)는 과학자의 세 가지 사회적 역할을 ‘연구성과를 대중과 공유’, ‘연구성과의 사용을 감시’, ‘좋은 세상을 숙지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과학기술자 업무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과제의 수행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활동은 아이디어 생성 및 개발, 연구지원비 확보, 실험 및 분석, 성과 창출, 평가 등의 일련의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권나현 외, 2012). 즉 연구 자체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자원의 유입, 관리, 통제가 수반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사이클에 들어가는 노동투입은 상당한 강도에 이른다. 더불어 다양한 간접적 업무가 수반되며, 때로는 본질적인 연구수행 업무에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최근 연구과제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부수적 업무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연구 관련 행정업무 또한 오랫동안 연구자들에게 부담이 되어 왔다. 이재훈·이나래(2017)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공계 연구직에 종사하는 응답자 중 88.1%가 복잡한 연구관리가 연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특히 연구비의 지급과 관리, 결과보고, 정산 등에 있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활동 수행 외의 업무로는 국가 R&D기획, 지식 확산, 교육 등이 언급된다. 국가 수준의 R&D기획과 관련해서는 로드맵, 투자계획, 정책개발 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영역은 연구자의 전문성을 국가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되며, 정부출연연구소의 과학기술자들의 경우에는 대학이나 민간의 과학기술자와 상대적으로 차별화된 사회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업무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다음에서 언급되는 바와 같이, 기업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공공적인 부문에서 역할을 한다.


연구의 특성에 따라서는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도 있지만, 연구의 목적 자체가 산업체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지식의 생산 자체로 사회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자가 있는가 하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는 제품의 시뮬레이션 등 시장적인 수요를 과학기술 서비스로 직접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애로 기술을 연구소에서 이전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연구원이 연구소 기업 등의 설립을 통해 직접 창업을 하여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교육과 관련한 조직 내부의 업무는 연구실에서 면대면으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즉, 계약직 과제연구원, 연구보조원, 박사후 과정, 연구원, 과제책임자 사이에 암묵적 지식과 노하우의 전수와 교환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과학기술자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의 새로운 기술이 과학기술의 현장은 물론, 연구개발 업무의 성격을 혁신적으로 바꾸어 낼 것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사물인터넷, 데이터 사이언스 등 신생 연구 분야의 중요도 상승에 따라 연구의 주제와 내용은 물론 연구의 절차, 방법을 포함한 연구 현장 등에서 다양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먼저, 새로운 기술이 연구 내용 또는 주제에 주는 영향에 있어서 분야별로 다양한 양상이 나타난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주제가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 분야에서는 가상천문대나 외계행성의 탐색에, 물리학 분야에서는 물성(物性) 데이터에 대한 AI 구조탐색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한의학 분야에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따른 진단이 유망주제로 떠올랐다.


연구의 과정과 방법론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대용량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 능력의 발전이 연구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공통적으로 꼽은 과학자들이 많았다. 이러한 발전은 오히려 과학기술자의 추가적인 별도의 노력을 요구할 수도 있다. 즉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기존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시뮬레이션(simulation)이 고도화되고, 예측을 통해 연구에 투입되는 시간을 대폭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에서 과학기술 연구가 이루어지는 e-R&D나 사이버 R&D 또는 가상실험실(virtual laboratory)의 가능성이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되었다. 이를 통해 거리, 영토, 시간 등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연구 방식의 영향의 정도는 과제나 기술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인공지능을 통한 분석이 과학기술자가 직접 진행해 오던 연구절차의 많은 부분을 대체 내지 보완해 낼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물성 연구에서 있어 기존 연구보조원이나 대학원생이 하던 노동과 시간이 다량 투입되어야 하는, 특정 온도와 압력 등의 조건을 검색 또는 스캐닝하는 작업을 인공지능이 수행하다는 것이다. 연구주제의 선행연구의 검색과 검토에 있어서도, 논문이나 특허 등의 연구데이터를 대상으로 인공지능이 검토해서 알려주어 연구과정을 단순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에 대해서 연구윤리 상의 검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함이 지적된다. 즉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문장의 신규성과 창의성이 이를 활용한 저자에게 귀속되는지(authorship)에 대한 윤리적, 법률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기여에도 불구하고, 기계가 가지는 수동성으로 말미암아 당분간은 과학기술자에게 남아 있는 고유한 영역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연구과제나 프로그램 전체의 기획, 연구문제의 제시와 구체화, 연구방향의 결정 등의 영역은 쉽게 인공지능이 담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연구과정에 적용되는 것이 중요해 진다. 즉, 인간이 어떤 물건과 상품이 필요한 것인지, 필요한 물건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스티브잡스의 통찰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여전히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향으로 간다면, 과학기술분야 노동인력 수급에 미치는 인공지능의 악영향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 채널 또한 양과 질에서 혁신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 예로 연구의 성과의 공유와 확산을 위한 개인방송, 유튜브 등 SNS를 활용한 방법이 언급되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연구의 홍보나 교류뿐만 아니라, 교육 시스템 전반에도 파괴적인 효과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윤지현·김병윤·이정규·강성주 (2015),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역할과 과학 영재교육의 방향”, 『영재와 영재교육』, 14(3), 31-49.

권나현·이정연·정은경 (2012), “과학기술분야 R&D 전주기 연구-국내 생명 및 나노과학기술 연구자를 중심으로”, 『한국문헌정보학회지』, 46(3), 103-131.

이재훈·이나래 (2017), “연구자 중심 R&D 제도혁신 방향과 과제”, 『이슈위클리』, 208호, 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본고는 다음 논문의 내용 일부를 수정하고 보완한 것임. 권기석(2019), 공공부문 연구개발직의 도전과 미래, 한국혁신학회지, 한국혁신학회지, 14(3), pp.143-181.